어떤 벌을 키우느냐에 따라 관리 방식과 수확하는 꿀의 종류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특히 도시 양봉이나 초보 양봉가라면 자신의 성향과 주변 환경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합니다.
1. 서양종 꿀벌 (양봉): 다량의 꿀을 원한다면
우리가 흔히 보는 노란색 줄무늬가 선명한 벌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육되는 종으로, 이탈리안종이나 카니올란종 등이 대표적입니다.
장점: 번식력이 매우 강하고 꿀을 모으는 능력이 탁월합니다. 관리가 체계화되어 있어 관련 정보를 얻기 쉽고 장비도 대부분 서양종에 맞춰져 있습니다.
단점: 먹성이 좋아 겨울철이나 장마철에 먹이 관리를 소홀히 하면 금방 굶주릴 수 있습니다. 또한, 도거(집을 버리고 도망가는 현상)는 적지만 질병 관리에 신경을 더 써야 합니다.
2. 토종벌 (한봉): 생태적 가치와 관리에 집중한다면
우리나라 산야에서 자생해온 검은 빛깔의 작은 벌들입니다.
장점: 추위에 강하고 주변의 야생화에서 꿀을 아주 세밀하게 모아옵니다. 서양종에 비해 질병 저항성이 높고(낭충봉아부패병 제외), 설탕물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살아남는 힘이 강합니다.
단점: 예민해서 환경이 마음에 안 들면 통째로 집을 나가버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꿀 수확량은 서양종의 1/5 수준으로 적지만, 그만큼 희소성이 높고 맛이 진합니다.
3. 건강한 벌통(봉군)을 고르는 3가지 기준
벌을 분양받으러 현장에 갔을 때, 다음 세 가지는 반드시 내 눈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여왕벌의 상태: 여왕벌이 몸집이 크고 활발하게 움직이는지 보세요. 배가 빵빵하고 날개가 상하지 않은 것이 좋습니다. 산란이 규칙적으로 빈틈없이 되어 있는지(봉충판 확인)가 핵심입니다.
일벌의 밀도: 벌집 틀(소초광) 하나를 들어 올렸을 때 벌들이 앞뒤로 빽빽하게 붙어 있어야 합니다. 벌이 듬성듬성하다면 세력이 약해 초보자가 키우기 어렵습니다.
소문 앞의 활력: 벌통 입구(소문)에서 벌들이 화분(꽃가루)을 다리에 달고 쉼 없이 드나드는지 확인하세요. 죽은 벌이 입구에 쌓여 있거나 기어 다니는 벌이 많다면 질병을 의심해야 합니다.
4. 도시 양봉가에게 추천하는 조합
초보자라면 저는 서양종(이탈리안종)으로 시작하는 것을 조심스럽게 권해드립니다. 성격이 비교적 온순하게 개량되어 있고, 문제가 생겼을 때 주변 양봉가들에게 도움을 받거나 약품을 구하기가 훨씬 수월하기 때문입니다. 다만, 집 근처에 산이 가깝고 자연스러운 관리를 선호한다면 토종벌도 매력적인 선택지가 됩니다.
[오늘의 핵심 요약]
꿀 수확량과 관리 편의성을 중시한다면 서양종을 선택하세요.
자연 친화적이고 강인한 생명력을 원한다면 토종벌이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분양 시에는 반드시 산란 상태(봉충판)와 일벌의 숫자를 직접 확인해야 합니다.
초보자는 검증된 농장에서 4~5매 정도의 안정된 세력을 분양받는 것이 실패를 줄이는 길입니다.
[다음 편 예고] 벌을 골랐다면 이제 내 양봉장으로 모셔와야겠죠? 다음 글에서는 벌통을 안전하게 운송하고 처음 자리를 잡는 [벌통 설치와 입식: 첫 벌을 맞이하는 설렘과 주의사항]에 대해 다루겠습니다. 벌통을 옮길 때 절대 해서는 안 될 행동들이 있답니다.
[질문] 여러분은 노란색 서양벌과 검은색 토종벌 중 어떤 벌에게 더 마음이 가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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